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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립미술관「아버지의 정원(庭園)」송상헌 작가展 열려


조승욱 기자 / 입력 : 2015년 07월 05일
↑↑ 송상헌_작품이미지
ⓒ CBN 뉴스
[조승욱 기자]= 포항시립미술관에서는 제10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로 선정된 송상헌 작가의 전시, 「아버지의 정원(庭園)」展을 오는 7월 9일부터 10월 4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유년시절 자식을 위해 무한한 애정을 보여주었던 아버지에 대한 애잔함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해 사유해볼 수 있는 전시회다. 송 작가는 유년시절 아버지의 정원에서 보았던 꽃을 소재로 한 회화작품 20여 점을 출품한다.

송상헌 작가에게 있어서 유년시절은 자신을 위한 재성찰의 시작이자 정점이며, 작가의 정신세계와 철학적 사고를 일구어내는 텃밭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난한 현실에서 이상을 꿈꾸었던 아버지에 대한 추억의 편린을 하나하나 오리고 붙이는 지난한 노동으로 꽃을 기호화하여 피워낸 작품들은 예술의 정신성과 장식성을 동시에 표현하면서, 풍부한 회화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독특한 감성을 자아내고 있다.

또한, 그의 작품은 이질적인 요소들의 조합으로 화면의 조화와 변화의 미를 보여주고 있으며, 단순하면서도 내적인 깊이를 자아내는 작가만의 독특한 회화적 특성을 보여준다.

송 작가는 오천초등학교 2학년 때 책받침 위에 수채물감으로 그리고 찍어낸 비행기 그림을 본 선생님으로부터 재능이 있다는 칭찬을 듣고 화가의 꿈을 키우게 되었다. 고등학교 시절 작가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화가의 꿈을 꾸는 것이 힘들어 방황도 했지만, 그때마다 영일만, 보경사, 오어사 등 역동적이고 살아 숨 쉬는 포항 풍경을 그리며 위로를 받고 화가의 꿈을 다져 나갔다.

송 작가에게는 아버지의 삶과 밀접하게 관계하는 꽃밭이라는 장소가 소중하게 다루어진다. ‘꽃’은 아름다움과 이상향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기호로 예술의 전 장르에 흔히 등장하는 소재다. 우툴두툴한 두꺼운 한지를 오려 붙여 캔버스에 거대한 한 송이 꽃을 피워낸 작가는 오리고 붙이는 노동을 통해 아버지에 대한 애잔함과 그리움을 오브제로 재구성한다.

척박한 현실에서 텃밭에 꽃을 심고 가꾸는 생활이 아버지의 유일한 즐거움이었고 살아 있다는 존재감을 느꼈던 공간이라고 생각한 작가는 그러하기에 꽃밭에 더 애정이 간다. 그러나 작가는 이러한 꽃밭이 5형제를 키우며 가난한 환경에서 생계를 걱정했던 생활력 강한 어머니 때문에 가차없이 먹을거리 채소로 대체되면서 매번 뽑히고 마는 광경을 보고 자라왔다. 이렇게 뽑혀 나간 꽃들이 중년이 된 아버지의 여린 감성에 상처로 다가오는 것처럼, 송상헌 작가에게 아버지라는 존재는 매번 애잔하게 다가왔던 것이다.

송 작가는 가득 찬 것보다 무언가 텅 비어 있고 아쉬움의 여운이 떠나지 않아 지속적인 사유를 이끌어내는 세계가 작업에 대한 열정으로 인도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결국, 송상헌의 예술은 어릴 적 가난에서 겪은 사유와 체험에서 출발하며, ‘없음의 미학’이 인간을 더 성숙하게 하고 또 다른 삶과 마주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라는 점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추상적인 꽃으로 아버지에게 못다 한 사랑의 아쉬움을 은유적으로 전하는 송상헌 작가의 「아버지의 정원(庭園)」展은 아버지의 희생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작가의 삶에 대한 태도를 유추해 볼 수 있으며, 더불어 관람객에게 예술작품을 통한 정신적 위안을 제공해 줄 것이다.
조승욱 기자 / 입력 : 2015년 07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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