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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립미술관, 2018년 두 번째 전시 개최

- 장두건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삶은 아름다워라!’ -
- 제13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정지현 초대전 ‘그 사람들’ -

이재영 기자 / youngl5566@naver.com입력 : 2018년 06월 18일
↑↑ 포항시립미술관 2018년 두 번째 전시 개최(장두건, 장미-1992년)
ⓒ CBN뉴스 - 포항
[CBN뉴스=이재영 기자] 포항시립미술관은 장두건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삶은 아름다워라!(La Vie en Rose)’와 제13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정지현 전시 ‘그 사람들(The People)’을 개최한다. 전시는 지난 12일부터 오는 9월 9일까지 열리며, 개막행사는 오는 21일 오후 5시 미술관 로비에서 열린다.

■전시 I : 장두건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삶은 아름다워라!(La Vie en Rose)’

‘삶은 아름다워라!’는 지역미술의 근간을 이루는 초헌 장두건(草軒 張斗建, 1918~2015)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이다. ‘삶은 아름다워라!’는 초헌 장두건 화백이 구순(九旬)을 기념하여 발간한 동명 전기(傳記)의 제목을 차용했다. 그의 예술관과 세계관을 함축적으로 담아내는 이 제목은 일평생 화업에 매진하여 독자적인 화풍을 일군 장두건 화백의 삶과 예술세계를 담아내기에 충분하다.

전시되는 작품은 회화, 드로잉을 비롯한 작가 대표작품 90여점과 작가의 아카이브 50여점이며, 제1, 2 전시실에는 회화작품을 선보이고 초헌 장두건 상설관에는 드로잉 작품을, 3전시실에는 아카이브를 제시한다. 특히 아카이브 섹션에는 작가로부터 기증받은 자료에서 발견한 미공개 드로잉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대표작품 90여점은 포항시립미술관 소장품과 국·공립 미술관 대여 소장품, 그리고 유족이나 일반인들이 소장해온 작품들로,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나아가 숨겨진 포항미술의 역사를 돌아보며 지역의 고유한 문화콘텐츠를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작품으로는 ‘학들의 낙원’, ‘내려다 본 식탁’, ‘투계’ 등이 있다.

1918년 포항시 흥해읍 초곡리에서 태어난 장두건 화백은 흥해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9세에 일본 유학길에 올라 태평양미술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집안의 반대에 부딪혀 중도에 그만두고 명치대학 전문부 법과로 옮겨 졸업하였다. 이때 법과에 학적을 두고서도 야간에는 미술연구소에서 연구를 이어나가며 프랑스 유학의 꿈을 품게 된다. 귀국 후 서울사대부속중학교에서 교편을 시작했던 화백은 전쟁의 혼란이 잦아들 무렵인 1957년 선진미술 습득을 위해 프랑스로 건너간다. 그리고 파리 의 아카데미 드 라 그랑드 쇼미에에서 수학하며 ‘르 살롱’전에 <내려다 본 식탁>(1958)을 출품하여 동상을 받기도 한다. 1960년대 귀국 후 세종대학교 전신인 수도여자 사범대학교 미술학과장, 성신여자대학교 예술대학장, 동아대학교 예술대 초대학장 등을 역임하면서 미술교육자로서 후학을 양성하였다. 또한 우리나라 현대미술계의 주요 미술단체인 목우회, 창작미술가협회, 상형전, 이형회 등을 결성하고 활동했다.

장두건 화백은 한국 추상미술의 흐름 속에서 서정적 사실주의 화가로서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그는 구상적 회화기법을 구사하지만 묘사에 치우친 사실주의적 관학풍의 표현과는 다르다. 섬세한 필치로 대상의 윤곽선에 엄격한 태도를 취하며 선에 의한 형상 구현에 집중했고, 그 결과 견고한 형태가 가능했다. 늘 자연광에서 작업했던 화백은 수도자처럼 작업을 이어나가며 자연으로부터 생명의 빛을, 자연에서 살아 꿈틀거리는 생명을 화폭 안에 담아냈다. 특히 색의 감도가 뛰어난 색채는 부드럽고 화사하게, 투박하지만 정겨운 느낌으로 화면을 메운다. 장두건 화백의 작품은 결국 우리의 삶을 담백하지만 설레는 순간으로, 질박하지만 찬란한 순간으로 표현하며 원숙한 예술세계를 선보인다.

■전시 II : 제13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정지현 초대전 ‘그 사람들(The People)

‘장두건미술상’은 포항 미술문화의 초석을 이루고 한국미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초헌 장두건 화백의 예술 업적을 기리고 지역 미술문화 발전을 위해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2005년부터 전 장르에 걸쳐 매년 공모를 통해 우수한 포항 지역작가를 배출해온 장두건미술상은 2016년부터 대구·경북으로 응모범위를 확대하여 미술상의 변모를 꾀하고 있다. 미술상 수상작가를 선정한 그 이듬해 포항시립미술관에서는 개인전을 지원한다.

↑↑ 정지현 (work)-상(image) 2018 장지에 목탄
ⓒ CBN뉴스 - 포항
지난해 2017년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정지현(1979년생)은 종이와 목탄이라는 단순한 재료를 사용하여 사회적, 정치적 현실로서 존재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이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업 역시 그 연장선상에 위치한다. 정지현은 현대회화의 주제에서 벗어나 있는 대상, 즉 농촌 풍경과 그 풍경의 진실을 대변하는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목탄으로 섬세하게 피워낸 각 장면에는 일하는 사람이 등장한다. 나무에서 과일을 따거나, 들녘에서 곡식을 수확하고, 나무에 올라가 나뭇가지를 정리하거나, 연막 소독기로 길과 야산을 방역하고, 토지를 측량한다. 각각의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이들의 ‘일(work)-상(image)’이 구현하는 일상은 모두의 일상이 아니다. 한 낮의 볕이 내리쬐고 스산한 바람이 감도는 그곳에는 적막이 흐른다. 조형과 서사적 구조로 정서적 완결성을 획득한 풍경은 누군가의 삶을 묘사하고, 그 삶은 신화처럼 다가온다. 탄생과 생존을 위해 치열했던 신들의 갈등이 저 멀리 아득한 기억처럼 존재하듯 그곳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화폭 위에 신화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이재영 기자 / youngl5566@naver.com입력 : 2018년 06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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