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CBN뉴스 - 포항 | | [cbn뉴스=이재영 기자] 포항시와 (사)일월문화원은 오는 11일, 12일 양일간 장기초등학교와 주변 유배문화 체험촌 등에서 장기유배 문화 축제를 개최한다.
우리나라 동해 끝단의 포항 장기면은 제주도, 전남 강진, 경남 남해와 더불어 조선시대 대표적인 유배지 중 하나로 중앙의 고위 정객들과 학자들이 유배 옴으로써 독특한 유배문화를 간직해 온 고장이다.
조선왕조실록 등에 의하면 포항 장기에는 149회에 걸쳐 220여 명이 유배를 왔으며, 조선시대 단일 현 지역으로는 국내에서 제일 많이 유배를 왔다. 조선시대 형벌로서 유배의 의미는 죄인을 멀리 보내는 뜻이지만 정쟁에서 밀린 중앙의 고위 관료와 학자와 같은 지식인들이 주로 유배형에 처해 오게 된다.
이곳 장기에는 우암 송시열과 다산 정약용 등 당시 중앙 정계에서 내로라 하던 실세 정객과 학자들이 유배를 와 머물면서 학문연구와 더불어 지역민들과 교류하며 그 지역 선비들을 교육시켜 독특한 유배문화를 남기게 된다.
그 영향으로 중앙에서 멀리 떨어진 바닷가 작은 고을 장기는 대표적인 유교문화가 살아 숨쉬는 유향의 마을로 자연스레 변모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특히 우암 송시열은 이곳에 약 4년간 머물고 떠나기까지 지방의 풍속을 크게 변화시켰다. 또한 우암의 인품과 학식을 배우고자 찿아온 전국의 문인과 선비들을 교육시키고 지역민들을 가르쳤다. 우암이 장기를 떠난 지 34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장기에는 우암의 그 당시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적거지 터와 우암이 심었다는 은행나무가 죽고 살기를 반복하며 아직도 운동장 한쪽에 남아있다. 이번 행사는 이러한 장기가 가지고 있는 유배지로서의 역사적 의미와 정신을 되살려 재조명함으로써 참여자들이 독특한 유배문화를 체험하고, 포항이 지닌 소중한 역사유산으로서의 장기에 자긍심을 갖고 더 나아가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활용하고자 준비되었다.
이번 장기 유배문화축제 행사는 첫째 날 전야제 오프닝 공연행사로 우암 단막극과 다산의 모의재판 공연이 전문연극배우의 실감나는 연기를 통해 ‘장기유배 문화체험촌 우암적거지’에서 열리며, 이어 우암과 다산을 연구하신 대학교수와 향토사학자가 참가하여 우암과 다산의 삶과 사상, 장기에 미친영향 등을 다시 조명해 보는 학술토론회가 열린다.
야간에는 장기 읍성 야외무대에서 청사초롱 소원 등 행렬에 이은 낭만 가득한 달빛 음악회가 열릴 예정이며, 읍성 복원 이후 최초로 여는 이 음악회는 참여자들에게 가을 정취를 만끽한 멋진 추억을 선물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날에는 본격적인 축제 개막에 앞서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전문연구자의 고증을 통한 유배행렬이 최초로 재현되고 개막식에 이은 식후 공연도 화려하게 이어질 예정이다.
이 밖에도 전통놀이, 추억의 사진, 가훈 써주기와 칼쓰기, 곤장치기, 함거타기 등 유배지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가 준비되어 있으며, 장기 유적 사진, 우암과 다산의 작품, 유배연표 등의 전시회와 유배밥상 재현 등 각종 볼거리, 즐길거리와 함께 먹거리 및 직거래 장터 등도 마련될 예정이다.
또한, 장기면에 소재해 있는 문화유적지 답사프로그램인 유배문화 현장답사를 이번 축제와 더불어 진행한다. 당일 9시 30분에 버스로 포항운동장을 출발하여 개회식과 공연을 참관한 후 유배체험관, 근민당, 척화비, 장기읍성, 장기향교,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등 장기 주변의 문화유적지를 문화 해설사가 동승해 전용버스로 둘러보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문화탐방기행에 참가를 희망하는 시민은 사전에 신청하여 참가 할 수 있다
특히 장기읍성에서 다산이 첫날밤을 자고 걸어 내려온 아름답게 꾸며진 대나무숲길을 걸어보며 마무리하는 이번 기행은 10월의 주말에 온 가족이 함께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아이들에게는 교육의 시간으로 또 모든 참가자들에게는 포항의 역사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는 계기와 더불어 큰 추억 거리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